2015년 11월 9일 월요일

혜민스님 글



나는 오십 대가 된
어느 봄날,
내 마음을 바라보다 문득 세가지를 깨달았다.
이 세가지를 깨닫는 순간,
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가를 알게 되었다.

첫째는,
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
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.

보통 사람은 제각기 자기 생각만 하기에도 바쁘다.
남 걱정이나 비판도 사실 알고 보면 잠시 하는 것

그렇다면,
내 삶의 많은 시간을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
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?

둘째는,
이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이다.

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,
어떻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 있을까?

그런데
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에
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살고 있는 것인가!

모두가 나를 좋아해줄 필요는 없다
그건 지나친 욕심일 뿐
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면 자연의 이치인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자

셋째는,
남을 위한다면서 하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를 위함 이었다는 것이다

내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도
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면
가족이 있어서 따뜻한 나를 위한 것이고

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우는 것도
결국 외롭게 된 내 처지가 슬퍼서 우는 것이다

이처럼 부처가 아닌 이상 자기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가 않다.

그러니 제발,
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,

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
남 눈치 그만 보고,
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자

생각만 너무하지 말고 그냥 해버려라
여행 그냥 떠나버려라

왜냐하면,
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한 것이고

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

우리,
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


좋은 인연으로 쉽게 즐겁게 살아가자.